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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4월 16일
꽤 잦은 빈도로, 이런 유저들은 mmorpg가 성공하기 위해서 ' 스토리라인이 탄탄해야한다 ' 라는 주장을 펼치곤 한다. 세계관이 튼실해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밀한 설정들이 가능해야하며, 이런 설정들을 바탕으로 짜여진 게임이야말로 유저들에게 재미를 준다는 주장인데, 일견 일리있어보이긴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주장은 스탠드얼론 게임을 베이스로 하는 경우가 많아. 즉 자기가 싱글플레이 RPG를 할 때는 스토리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했다 이거지. 근데 온라인 게임엔 그런게 없어 섭섭한거 같으니, 싱글플레이 RPG의 성공요인을 그대로 mmorpg에도 대입해보고자하는 시도정도? 뒤에가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 스토리라인, 스토리텔링의 탄탄함 ' 이 mmorpg의 중요한 성공요인 중 하나라는 ' 결론 ' 을 부인하진 않겠어. 근데 솔직히 이런 결론을 도출해 낸 사람들의 경위는 좀 오류가 있다고 본다. 리니지나 와우하는 애들 중 몇명이나 니들이 그렇게 우러르는 폴아웃이나 발더스게이트, 파판 같은거 해봤을까? 아마도 그리 많지 않을 듯? 2. 개발자들의 주장 개발자들은 ' 스토리텔링의 비중 ' 을 완전히 부인하진 않지만, 이게 앞서 말한 계층이 말하는 정도로 ' 몹시 중요한, 비교적 결정적인 ' 요인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아. 그러면서 예로 드는게, 일리단 잡은 애들 중에 일리단이라는 비극적 영웅의 캐릭터에 감정이입해서 일리단 잡는걸 기뻐하는 애들이 얼마나 되냐는거야. 그보다는 사실 대부분이 일리단이 드랍하는 아이템에 더 집중하는거 아냐? 비교를 단순화하기 위해 두 가지 극단적 케이스를 놓고보자. 일리단이 멋진 스토리라인을 가진, 비극을 뒤에 감춘 영웅이라는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되 별달리 쓸모있는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는 경우와, 일리단이 생긴건 근사하지만 듣보잡 영웅인데 멋진 레전드리 아이템을 드랍하는 경우. 어느쪽이 더 ' 자주 ' 죽을까? 당연히 후자임. 말할것도 없이 와우 좀만 해본 사람들이라면 다들 동의할 거다. 일리단이 가진 이야기적 뒷배경이 멋져서 매주 일리단을 잡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아이템 먹자고 그러는거지. 혹여 레이드 자체에 애정과 관심을 가진 하드코어 레이더라고해도,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보스몹에 트라이하게 만드는건 새 보스몹의 ' 새로운 패턴 ' 과 그 보스몹 자신이 ' 새로운 도전거리 ' 라는 이유이지, 결코 그들이 가진 멋들어진 그러나 별로 쓸모는 없어보이는 스토리라인 때문은 아니라는 거다. 3. 하지만 과연? 위의 두 케이스만 놓고 보면 사실 개발자들의 주장이 맞는 것 같아 보이긴 한데, 정말 그럴까? 일단 개발자들이 부인하지 않을 또하나의 얘기. 어떤 게임에 있어서, 그 게임의 코어, 즉 그 게임이 주는 가장 핵심적인 재미에 유저들을 ' 소프트랜딩 ' 시키는 과정은 아주 중요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이 흥미를 유지하면서 해당 게임의 가장 막바지에 있는 진짜로 재미있는 부분까지 흥미진진하게 배워나갈 ' 길을 만드는 ' 작업 말이지. 단순히 인트로덕션에 불과한 튜토리얼은 여기에서 진짜 사소한 것에 불과해. 애초에 별도의 용량을 할애해서 조작법을 가르쳐야한다는 것 자체가, 게임이 유저후렌들리 ( ... ) 않다는 증거이기도하고. 존나 좋은 예가 바로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등 블리자드 RTS의 싱글미션들이야. 알다시피 이들 게임의 싱글미션들은 종족별로 8개인가 10개씩의 싱글미션을 가지고 있고, 이 싱글 미션들은 모두 일종의 튜토리얼이야. 그러나 이 튜토리얼은 절대 범상한 튜토리얼이 아니지. 왜냐면 플레이하는 것 자체가 존나 재미있거든. 그래서 계속 하다보면 어느덧 ' 넌 이제 테란의 모든 유닛과 건물들에 대해 마스터했다. 지금부터 강호에 나아가 어떤 빌드를 사용해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는 네게 달렸다. 하산하도록 하여라 ' 하는거야. 다시말하지만, 유저들에게 게임을 학습시키는 과정이 존나 중요하다. 그리고 이제부터가 내가 하고픈 말인데, RPG에서 스토리는 뭐다? 바로 유저들에게 게임을 학습시키는데 사용할 수 있는 나름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라는거야. 물론 와우에서 퀘스트하면서 그거 다 읽어보는 유저는 아마도 없을거야. 있어봐야 한둘이고 존나 특이한 존재겠지. 그러나 건성건성 지나쳐가더라도 이 이야기들이 유저들에게 전해주는 임팩트는 절대 무시할 수 없어. 바닥에 깔린 로직으로부터 오는 재미만큼이나, 순간적 이벤트성 스토리가 주는 재미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는거지. 근데 스토리텔링의 비중을 너무 낮춰잡으면, 바로 그런 잘못을 범하게 된다는거야. 코어에만 너무 공을 들이고, 유저들에게 그 코어의 복잡다단한 모든 것들을 소개하는 과정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말이지. 그건 개발자들이 모두 경멸해마지않는 ' 조또 내가 만든 게임은 존나 심오하며 철학이 깃든, 그렇다고 지루하지는 않는 절정의 내공을 뽐내는 완전 예술이야 근데 왜 사람들은 나를 몰라주나혀 크흑흐긓긓긓긓긓극ㅎ그ㅡ ' 한 케이스가 된다는거야. 그리고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는 유저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라는거지. 대체로 유저들의 의견은 잘 둘러보면 어이없이 막가는 경우가 있지만, 그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좀더 그 내면에 깔린 무언가를 읽어보자는거야. 까놓고 말해서 대다수의 개발자들이, 개발자가 된 직후에는 유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입네어쩌네하면서 게시판에 자주 가지만, 어느정도 닳은 후 ' 나도 이제 경력자 ' 라는 마인드가 생긴 다음부터는 유저들이 하는 말 대부분 생으로 씹잖아? 그러지말자는거지. 유저들의 의견 그 자체, 액면에 나온 것은 터무니없을지 모르지만, 그 기저에 깔린 ' 왜 이런 의견이 나오게 되었는가 '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할 가치가 있다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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